코미디언이 된 산부인과 닥터 '하마터면 의사로 살 뻔했네'

2019-07-31 08:36:16 by 조병순기자 기사 인쇄하기



【서울=IBS중앙방송】조병순기자 = "절개해서 아기를 분만할 만큼의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자궁으로부터 부드럽게 떨어져나가야 하는 창자의 마지막 부분만 남았다. 내가 그것을 떼어내자, 창자 내용물의 악취가 수술실에 진동을 했다. 틀림없는 그 냄새였다. 똥 냄새. 그리고 이제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다. 선배가 내게 아기를 분만하라고 했다. 아기가 나오면, 구멍 난 창자를 수술할 의사를 호출할 것이다. 그때 시니어 인턴이 소심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방귀를 뀌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다 병원 밖으로 도망쳐 영국 최고의 코미디언이 됐다. 애덤 케이는 6년간 수련 과정을 거친 후 병동에서 죽어라 일하고, 당직실에 올라가면 성찰 일지를 적었다. 산부인과 의사는 큰일을 보다가도 긴급 호출 소리에 끊고 나가야 할 만큼 긴장감을 유지하며 산다. 환자나 동료들과의 짧은 대화 속 유머 코드는 병원이라는 삭막한 장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무기가 됐다.

 애덤 케이는 영국의 공공 의료 병원 NHS의 의사였다. 현재는 코미디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의과대학 재학 중 뮤지컬 코미디 동아리 '아마추어 트랜스플란트'를 만들어 활동했다. 의사로 일하며 쓴 성찰일지가 첫 책인 '하마터면 의사로 살 뻔했네'다. 35개 언어로 번역 출간돼 영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책에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마주한 우스우면서도 슬프고, 힘들면서도 보람찬 환자들과의 일화가 담겼다. 최전선에서 몸 바쳐 일하는 의사들의 애환이 유머와 함께 버무려졌다. 한 편의 코미디영화같은 이 책은 영국 BBC를 통해 드라마로 방송될 예정이다. 김혜원 옮김, 376쪽, 1만4500원, 문학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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