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문가영 "아빠가 페미니즘책 많이 읽었다, 독일에서”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 첫사랑 그녀

2019-05-24 10:44:45 by 한수빈기자 기사 인쇄하기



【서울=IBS중앙방송】한수빈기자 = “짝사랑만 하다가 세 남자의 사랑을 받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

문가영(23)은 기존의 드라마·영화에서 볼 법한 첫사랑 이미지가 아니다. 큰눈에 오똑한 코, 169㎝의 큰키는 화려한 느낌을 줬다. 최근 막을 내린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통해 새로운 첫사랑 이미지를 구축했다.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 나타난 ‘이준기’(이이경), ‘차우식’(김선호), ‘국기봉’(신현수)의 첫사랑 ‘한수연’으로 분했다.

처음에는 ‘첫사랑 타이틀에 부합할까?’ 고민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첫사랑이 다 청순한 건 아니지 않느냐. 개개인마다 다르니까. 또 수연이는 우연치 않게 세 사람의 첫사랑이 된 거라서 마음이 놓였다”며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끌렸다”고 귀띔했다.

‘학창시절 수연처럼 인기가 많지 않았느냐?’고 묻자 “하하. 여중·여고를 나왔다. 열 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드라마에 나올 만한만큼의 인기는 체감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문가영에게는 이번이 첫 코미디였다. 만취, 음치 에피소드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극본 자체가 재미있어도 “코미디는 다른 장르와 달리 훨씬 더 치밀한 작전이 필요했다”며 “너무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물론 촬영 현장이 유쾌했지만, ‘누군가를 웃겨야 한다’는 부담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연기를 하다 보면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욕심을 내면 상황을 더 망친다는 걸 알게 됐다. 1차적으로 극본 포인트를 살리는 게 목표였다. 코미디를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연기 인생에 있어서 스킬을 획득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설명했다.

음치 연기를 할 때 가장 부담스러웠다. 시청자들이 불편해할 수 있기에 ‘적정선이 어느 정도 일까?’ 고민했다. “이 장면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줬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유튜브에서 음치 연기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봤지만, ‘보는 분들이 민망해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리허설할 때 이창민 PD가 많이 웃어서 안심했다”고 전했다.
문가영은 가수 지망생인 우식 역의 김선호(33)와 러브라인을 그렸다. 나이 차이가 꽤 났지만 “세대 차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며 웃었다. “선호 오빠가 배려를 많이 해줬다”며 “리허설하기 전에도 대사를 맞추며 여러 버전을 만들었다. 사전 준비 과정이 길었는데 리딩도 자주하면서 돈독해졌다. 와이키키 멤버 6명이 다들 선하다. 막내인데, 언니 오빠들이 내가 스물네 살인 걸 까먹더라. 내가 제일 장난꾸러기라서 5명을 웃겨줬다”고 덧붙였다.

‘와이키키2’는 게스트하우스를 배경으로 20대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꿈 이야기를 그렸다. “여섯 청춘 배우들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는 작품”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이경, 선호, 현수 오빠, (안)소희, (김)예원 언니 모두 어느 작품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본인들의 역량을 보여줬다”고 자부했다.

문가영은 ‘와이키키스러움이 있다’고 표현했다. ‘와이키키’ 특유의 밝고 유쾌한 매력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시즌1을 다시 보며 와이키키스러움을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었다. ‘와이키키’ 하면 이경 오빠 아니냐. 시즌1·2를 함께 한 오빠가 좋은 길잡이가 됐다. 10번 촬영을 하면 다 다르게 연기한다. 순발력도 좋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많아서 정말 웃기다. 난 대사도 잘 외우고 NG를 거의 안 내는 편인데, 이경 오빠와 함께 연기하다 보면 웃음을 못 참아서 NG 난 적이 많다. 나중에는 오빠 미간이나 턱을 보며 연기했다.”
문가영은 연기 못잖게 책을 좋아한다. 작품 관련 책을 찾아보기보다는 고전 문학·철학·인문학 책을 즐겨 본다. SNS를 통해 ‘페미니스트’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요즘 예민한 문제 아니냐.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기준점이 다른 것 같다.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나도 여러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는 과정이고, 이 시점에 맞다고 생각하는 걸 SNS에 올리고 있다. 공부하면서 너무나 익숙했던 것들이 불편해지는 부분도 있다. 어린 시절 독일에서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페미니즘이 친숙하다.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엄마보다 아빠가 페미니즘 관련 책을 워낙 많이 읽었다.”

문가영은 2006년 영화 ‘스승의 은혜’(감독 임대웅)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후아유’(2013), ‘왕가네 식구들’(2013~2014), ‘마녀보감’(2016), ‘질투의 화신’(2016), ‘명불허전’(2017) 등에서 활약했다. 전작인 ‘위대한 유혹자’는 2~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인생작품으로 꼽는다. 아역 이미지를 깰 수 있었다며 “연기의 한을 풀었다”고 기뻐했다.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이 많지 않지만, 조바심은 없다.

”합리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았다. 이제 스물네살이니까. ‘와이키키2’시청률(1~2%대) 관련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지금 이 나이대라서 괜찮은 것 같다. 14년 동안 다양한 연기를 했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 완벽주의를 추구해서 덜렁대는 건 용납이 안 된다. 촬영장 가기 전에도 시뮬레이션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서 시청자들을 놀래켜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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