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폐지된 '국가원수 모독죄'까지 거론…"나경원에 낚인 셈"與 내부에서도 성급하고 과한 대응이라는 지적 제기

2019-03-12 23:20:10 by 최익화기자 기사 인쇄하기



【서울=IBS중앙방송】최익화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발언에 대해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언급한 이 법은 이미 1988년에 폐지된 조항이다.

앞서 나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사과하라"며 고성을 질러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민주당은 연설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이 대표는 "나 원내대표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다. 당에서는 즉각 법률적 검토를 해서 국회윤리위에 회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원수 모독죄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5년 3월에 신설된 형법 제104조 2항(국가 모독 등) '국가모독죄'를 지칭한다.

이는 대통령을 모욕하다가 잡혀갈 수 있다고 해서 국가원수 모독죄로도 불렸다. 그러나 국가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의 자유를 억제한다는 우려로 1988년 12월에 폐지됐다.

이 대표가 이미 30년 전에 폐지된 법 조항을 언급하며 나 대표를 지적하자, 한국당은 이를 근거로 곧바로 "군사 독재적 발상"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미 30여 년 전 삭제된 조항을 되살리겠다는 것인지, 누가 군사독재적 발상과 과거의 정치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자, 툭하면 검찰을 동원해 야당과 상대 정파를 탄압하는 것이 현 정권의 몸에 배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측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법 조항이 폐지됐는지 모르거나 헷갈렸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너무 과했기 때문에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다소 성급하고 과한 대응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히려 한국당이 놓은 덫에 걸려 들어간 셈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야당의 대여공세에 감정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없지 않다. 오히려 나 원내대표만 띄워주는 상황이 됐고, 한국당 전략에 낚인 꼴이 됐다"면서 "단어 선택이 좀 거칠긴 했으나 냉정하게 말하자면 제1야당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비판이지 않냐"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치 금도를 넘었다"면서도 "민주당도 몇 번의 항의와 샤우팅(함성)은 할 수 있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저지하는 것도 금도를 넘은 것"이라며 과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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