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환율조작국 지정 피했지만···"美中 갈등 고조땐 휘말릴수도"

2017-10-18 11:09:44 by 이상우기자 기사 인쇄하기


우리나라가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해 당장의 경제적 제재를 면하게 됐다.

하지만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미국의 압박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고조시 환율조작국 문제가 재차 불거져 한국이 시범 케이스로 휘말릴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평가다.

미국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미국의 주요 교역국 환율정책들'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조작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종합무역법상의 환율조작국 또는 교역촉진법상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 독일, 스위스 등 5개국이 교역촉진법상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대만이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돼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과 10월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보고서가 제출된 올해 4월에도 중국, 일본, 대만, 독일, 스위스 등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이번 역시 우리나라는 3개 요건 중 2개(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상당한 경상흑자)에 해당돼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7%, 대미 무역흑자는 220억 달러로 이전보다는 줄었지만 두 가지 요건에 걸렸다.

GDP 대비 순매수 비중이 0.3%인 49억 달러로 기준을 밑돌아 환율조작국 지정을 면했다. 보고서는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완만하게 절상되는 상황에서도 당국이 순매수 개입 규모를 줄였다. 9월까지 달러화 대비 5.4% 절상됐으나 실질실효환율 상으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GDP 대비 3%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GDP 대비 외환 순매수 비중 2%를 초과하는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여부 등 3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환율조작국과 심층분석대상국 지정을 피하면서 당장의 제재를 면하게 됐다.

미국은 환율조작국에 투자한 자국기업에 금융지원을 금지하고 환율조작국 기업이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입을 막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환율조작국의 환율정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무역협정을 맺을 때 환율조작국의 통화가치 저평가 노력 등을 취한다.
 
때문에 정부는 환율조작국에 지정되지 않도록 전력을 쏟아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면담을 갖고 "한국은 환율 조작을 하지 않는 국가이며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우리 측 입장을 직접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미국의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라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여전해 통상 압박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의 환율조작국 이슈는 넘어갔지만 내년 봄에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관찰대상국 지위로 계속 와치(watch·주시하다)돼 추후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커지면 다시 환율조작국 문제에 우리나라가 휘말리거나 시범케이스에 걸릴 수 있다"며 "통상환경도 악화하고 있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미국과의 경제 긴밀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도 보고서에서 정책 권고로서 "외환시장 개입이 무질서한 시장 환경 등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돼야 한다"며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우기자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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