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중단된 교문 앞 수능 응원전이 4년만에 부활했다. 사진은 대전 서구 갈마동 한밭고 정문에서 선배와 제자의 수능 응원을 하는 후배와 선생님. 2023.11.16.
【서울=IBS중앙방송】하 은기자 = "선배님 수능 대박나십쇼!" "찍은 것도 다 맞히세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6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중단된 교문 앞 수능 응원전이 4년만에 부활했다.
수능 응원전은 지난 2019년을 끝으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방역지침에 따라 열리지 못했다. 대신 수능 응원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비대면 방식으로 수능 응원전이 이어져 왔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학교에 수능 당일 응원전 금지 공문을 보내왔지만, 올해는 응원전을 전면 허용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직접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를 찾아 수험생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이날 찾은 각 학교 고사장 교문 앞은 수능 시험을 보러 들어가는 선배들의 '수능 대박'을 응원하는 후배들로 북적였다.
서울시교육청 제7시험장인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는 오전 6시30분께부터 인근 고등학교인 중동고등학교의 1~2학년 학생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중동고 1학년 김규원(16)군은 "3학년 선배들 3명이 수능을 치러 온다"며 "1, 2학년 학생회가 선배들을 응원하러 왔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학생은 "오늘이 지나면 내일 고3인데 큰일 났다. 뭔 수능이야"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들은 중동고 선배들이 지나갈 때마다 "수능 대박나십쇼"라고 크게 외쳤다. 선배들은 "후배들아 고맙다"며 일일이 악수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날인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 시험장 교문 앞에서 중동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선배 수험생들에게 큰 절을 올리고 있다. 2023.11.16.
중동고 2학년 유호영(17)군은 "마지막으로 본 선배 모습이 자신있어 보였다"며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현역으로 수능을 치르는 중동고 김도윤(18)군은 "후배들에게 핫팩과 초콜릿을 받았다. 봉사동아리 후배들이라 준 것 같다"며 "실감이 안 나지만 후배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수능을)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응원을 받은 한 수험생은 "무슨 재수생한테까지 하냐"며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오전 8시10분께 교문이 닫히자 10여명의 중동고 학생들은 "수험생분들께 큰절"이라며 학교 방향으로 일제히 절하기도 했다.
제1시험장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도 응원전이 이어졌다.
배문고등학교 학생들은 '수능만점', '수능대박기원', '제대로 보고 잘 찍는거야' 등이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응원했다. 응원에 나선 배문고 안모(18)군은 "찍은 것도 다 맞으셨으면 좋겠다"며 "좋은 결과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7시험장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도 배문고 학생 20여명이 학교 점퍼를 맞춰 입고 선배들을 응원했다.
응원을 나온 1~2학년 후배들은 '수능대박기원' '오늘의 너를 응원해, 수능 만점' '선배님들 수능 가즈아'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연신 "화이팅"을 외쳤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장행식이 열려 고3 학생들이 교사 및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학교를 나서고 있다. 2023.11.15.
배문고 1학년 이승리(16)군은 "오전 6시부터 나와서 응원을 준비했다"며 "선배님들, 모르는 문제도 찍어서 잘 맞추세요"라고 말했다.
다만 수능 응원전이 오랜만에 재개된 탓에 예년에 비해 규모가 다소 줄어든 모습이었다.
지난 2012년부터 개포고에서 배움터 지킴이로 근무한 손모(70)씨는 "이번에는 응원하는 학생들도 별로 없다. 이전에는 새벽 4시부터 와서 준비했었다"며 "중동고 애들이 지금보다 2배는 더 많이 왔었는데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규모가 적었다"고 말했다.
제15시험장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는 아예 응원전이 펼쳐지지 않기도 했다.
2024학년도 수능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에 가지고 갈 수 없으며 전자기기를 반입한 경우,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확진자도 다른 수험생과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다만, 확진자는 시험장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권고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KF94,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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