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르고 반도체 떨어지고…5개월 연속 무역적자 '초비상'연간 누계 254억7천만 달러…사상 최대치

2022-08-23 17:57:05 by 이상우기자 기사 인쇄하기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컨테이너 터미널에 운송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수출입 무역수지 적자행진이 5개월 연속 지속될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20일 수출은 334억 달러, 수입은 436억달러로 무역수지 10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적자세가 지속된다면 5개월 연속 적자는 2008년 금웅위기 이후 최초다. 연간 수출누계는 4445억달러, 수입누계는 4700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8%, 25.2% 증가했다. 2022.08.22.

【서울=IBS중앙방송】이상우기자 =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과 반도체 등 주력 상품 수출 부진으로 우리나라 무역에 5개월 연속 적자 '경고등'이 켜졌다.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첫 '쌍둥이 적자'(재정·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전년 동기 대비 3.9% 오른 334억2400만 달러,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436억4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달 1~20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102억1700만 달러 적자를 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254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월(-24억 달러), 5월(-16억 달러), 6월(-25억 달러), 7월(-48억 달러) 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도 현재 흐름이 말일까지 이어진다면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연간 규모로는 IMF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206억 달러 적자) 기록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이는 무역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이기도 하다.

연속되는 무역수지 적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3대 에너지원인 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우리 수출액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수출액을 압도하면서 적자를 내고 있다.

이달 1~20일 원유(72억4400만 달러), 가스(31억800만 달러), 석탄(21억3600만 달러) 수입액 합계액도 124억8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 확대 폭은 전년 동원 대비 1월 92억 달러, 2월 45억 달러, 3월 84억 달러, 4월 71억 달러, 5월 67억 달러, 6월 53억 달러, 7월 88억 달러 등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을 웃돌고 있다.

고환율 상황까지 겹치면서 수입액 증가 기조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22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장중 한때 13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주력 수출 상품의 부진도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수출액은 이달 1~20일 62억7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24.6%), 컴퓨터 주변기기(-32.8%) 등도 대폭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 감소 추이가 이달 말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면, 2020년 6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하반기 반도체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최대 18% 하락이 전망된다.

아울러 우리 수출 의존도가 큰 중국과의 무역에서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달 1~20일 대(對) 중국 무역수지는 6억6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대중 무역수지는 5~7월 3개월 연속 적자를 내면서 1992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대로라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첫 4개월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코로나19 봉쇄 이후 중국의 수요 둔화와 함께 중국산 원자재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간재 위주로 짜인 한국의 수입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우리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50.9%로 1차 산품(20.8%), 소비재(13.1%), 자본재(14.8%) 등을 압도했으며, 중간재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28.4%를 차지했다.

일부에서는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유력시되는 만큼, 경상수지와 연관이 있는 무역수지의 적자가 이어진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에 이달 중 수출품목·지역 다변화와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포함한 종합수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책에는 중소·중견기업 해외마케팅 지원을 비롯해 주요 업종별 수출경쟁력 강화, 규제 개선, 현장애로 해소 등 수출 활성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ress016@naver.com

  기사 태그:
  기사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