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大위기]①외환위기 이후 24년만…밀려오는 6%대 경고 정부, 연간 상승률 4.7% 점쳐…하반기 6~8% 육박

2022-07-02 14:27:01 by 강병동기자 기사 인쇄하기



29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06.29

【서울=IBS중앙방송】강병동기자 =  마트에서 장바구니를 채우기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도 겁난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자재 및 곡물 가격 폭등, 고유가 지속 등으로 물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탓이다.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거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통계청은 오는 5일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4% 오르면서 2008년 9월(5.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5%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상승 폭으로 따지면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기획재정부는 6월 물가 상승률이 5월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6%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만약 6%대까지 물가가 오르면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이다.

◆정부, 올해 물가 상승률 4.7% 전망…하반기 6~8%대

 이미 정부는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세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정부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로 지난해 12월 제시한 2.2%에서 약 6개월 만에 2.5%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4%대 물가 상승률을 예상한 것은 2011년 말(4.0%) 이후 11년 만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평균 4%대 초반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이보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본다면 정점기에는 7~8%대까지 물가 상승률이 뛸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연말까지 법이 허용한 최대한도인 37%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늘린다. 사진은 1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2022.07.01

핵심 요인은 국제유가다. 실제로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평균 국제유가 예상치를 기존 배럴당 73달러에서 104달러로 높여 잡았다. 상승 폭은 42.5%에 달한다.

여기에 다른 원자재·곡물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중이며 이에 따른 영향은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5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4%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공급 측 요인에 이제는 수요 측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복합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같은 달 개인서비스 물가는 5.1%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소비 회복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5월의 경우 전기·가스·수도 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9.6% 상승했다. 개별로 보면 전기료(11.0%), 도시가스(11.0%), 상수도료(3.5%) 등 공공요금이 모두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부터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는 10월에는 추가 인상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제유가, 국제곡물가격 급등이 우리 물가에 상당히 부담을 주고 있어서 정부 대책만으로 이 문제를 완전히 반전시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유동성 많이 풀려, 기준금리 인상 필요"

정부는 인위적으로 물가를 통제하기보다 통화 정책을 통한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주요국들은 강도 높은 통화 긴축에 나서는 추세다. 시중에 풀린 자금을 회수하게 되면 경기는 위축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각국 통화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하기도 했다. 조만간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물가 상승은 해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이는 정부가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이 가장 주된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가격과 금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기업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표적으로 세금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하고, 규제 완화 방안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부는 1조원 규모의 긴급생활지원금 지급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생활·밥상물가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지원금은 227만 저소득층 가구에 최대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달부터는 118만 저소득 가구에 대한 에너지 바우처 제도도 시행한다.

추 부총리는 "물가 상승 압력을 덜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제 여러 대책이 시행되는 상황"이라며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효성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정책을 추가로 발굴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press016@naver.com

 

  기사 태그:
  기사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