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꼬인 공공주택"…홍남기 언급한 태릉CC·과천 대체 부지는?정부 일방적 방식 한계…주택공급 민간·공공 조화

2021-08-11 20:37:14 by 최호중기자 기사 인쇄하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8.11.

【서울=IBS중앙방송】최호중기자 = 정부가 이달 중 주민 반발로 무산된 정부과천청사와 태릉골프장 등 공공주택 공급 대체 부지 확정을 포함해 구체적인 공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1년 전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내놓은 8·4 대책이 지역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는 등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주민이나 지자체와 사전 논의 없이 중앙정부에서 공공주택사업 후보지 낙점해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파열음이 터지며 서울 도심 주택 공급 계획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8·4일 대책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서울 3만3000가구를 비롯해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규 택지 후보지 중 지구 지정을 끝낸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태릉CC·과천 부지는 대체부지 확정을 포함한 구체적 계획을 이달 중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에서 "남양주 군부지를 포함한 수도권 소재 3곳의 사업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공공주택지구 지정 등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빨리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서울 도심 주택 공급 계획이 주민 반발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4대책을 통해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아파트 4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과밀화를 우려한 과천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까지 진행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당정은 한 발 물러섰다.

민주당과 정부는 협의 끝에 당초 발표한 과천청사 유휴부지를 개발하지 않고, 과천 과천지구 등에서 자족용지를 주택용지로 용도전환한 뒤 용적률을 상향해 3000가구를 공급하고, 다른 시가화 예정지 등을 개발해 1300가구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1300가구가 들어설 대체지로 과천 지식정보타운 유보지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지식정보타운과 3기 신도시인 과천지구와의 연계 개발이 위해 유보지인 '재경골' 등이 대체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재경골은 과천시와 안양시가 경계지역인 인덕원 사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과천시의 자족 기능을 갖추기 위해 조성되고 있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유보지다.

하지만 과천시민들은 자족 용지를 축소하고 아파트 공급을 확대할 경우, 과천이 '베드타운(퇴근 후 잠만 자는 주거지)'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안양시민들은 가뜩이나 교통 정체가 심한 인덕원 사거리의 교통 체증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반발 조임을 보이고 있다.


김종천 과천시장이 7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유휴 부지에 차려진 천막 시장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김 시장은 정부과천청사 유휴 부지에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 철회를 촉구 하며 지난 5일 해당 부지에 천막 시장실을 설치했다. 2020.08.07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이 주민들의 반발로 차질을 빚고 있는 예정지가 비단 과천만이 아니다.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의 핵심이었던 태릉골프장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격화되고 있다. 노원구 주민들은 공급 축소 등을 요구하며 오승록 노원구청장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를 추진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노원구는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태릉골프장에 공급하기로 한 가구수를 기존 계획의 절반 수준인 5000가구로 줄여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당초 3000가구를 공급하려던 서울의료원 부지 역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국제교류복합지구 원안 사수를 요구하며 지난 2019년부터 서울의료원 용지 공공주택 건립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잠실 MICE 단지의 한가운데 있는 서울의료원 용지에 주택이 공급될 경우 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미매각 부지(2000가구)도 마포구 주민 반발이 거세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의 공급정책이 속도전에 급급한 나머지 지역 주민들과 사전 협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다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지자체나 지역 주민들과 별다른 논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방적 공급 대책의 한계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자체나 지역 주민들과 사전에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역과 공급량을 할당하면서 예고된 반발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주민 반발이 계속되면 사업 추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세우기 전 해당 지자체와 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진행해 반발이나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주택 공급이 아니라 시장 수요에 맞는 민간과 공공이 조화를 이룬 주택 공급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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