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가시밭길' 걸어 온 오세훈, 3선 시장으로 부활 경선·단일화서 승리하며 상승세…2030의 전폭 지지도

2021-04-08 02:22:12 by 최익화기자 기사 인쇄하기


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두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2021.04.08.
【서울=IBS중앙방송】최익화기자 = 7일 실시된 4·7 서울특별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60)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제33·34대 서울시장을 지낸 오 당선인은 이날 승리로 8일부터 제38대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한다.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장 자리에서 물러난 전임 시장의 재등판이다. 이번 선거는 보궐이기 때문에 따로 인수위원회는 구성하지 않는다. 오 당선인의 임기 수행일은 선관위가 당선 결정을 발표한 순간부터 내년 6월30일까지로 1년이 조금 넘는 만 449일에 그친다.

오 당선인은 1961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9년 대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했다. 이후 대학교 2학년 때 고려대 법대로 편입,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새내기 법조인이던 오 당선인은 1991년 변호사 사무실을 차린 뒤 '아파트 일조권' 피해보상 재판을 통해 세간의 이름을 알렸다. 좁은 아파트 간격 때문에 거주지에 햇볕이 들지 않는다며 건설사와의 법정 싸움을 시작한 주민들의 변호를 맡으면서다. 오 당선인은 당시 국내에 생소했던 헌법35조 환경권을 내세워 대기업 변호인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그의 재판은 우후죽순으로 아파트가 올라가던 시기 '일조권'이란 용어를 생활 속에 정착시키기도 했다.

오 당선인은 이후 1994년 MBC 생활법률 프로그램인 '오 변호사, 배 변호사'를 진행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1996년 2월 동아일보에서 조사한 '결혼하고 싶은 남성' 조사에서 배우 이병헌보다 한 단계 높은 6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같은 시기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에서 민사소송법 겸임 교수(1997.9~1998.2)로 활약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당시 한나라당은 2000년, 제16대 총선에 오 당선인을 새 인물로 영입했다. 오 당선인이 당시 공천을 받은 곳은 서울 강남을, 보수당 텃밭으로 사실상 당선이나 다름없었다.

총선 불출마·서울시장 사퇴…정계 '가시밭길'

제16대 국회에 입성한 그는 임기 막바지였던 2004년 돌연 제17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공천 헌금 비리, 일명 '차떼기당' 논란이 불거진 후였다. 오 당선인은 당시 불출마 선언에서 "개혁의 상실을 경험했으며, 그 현실에 자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모두가 재선을 낙관하던 순간 내린 충격적인 선택이었다.

한동안 정치에 거리를 두던 그는 2006년, 2년여의 공백을 깨고 서울시장 후보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적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시 선거에 뛰어든 그는 61.1%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45살, 최연소 서울시장의 등장이었다.

그러나 오 당선인의 서울시장 임기는 소란의 연속이었다. 세빛섬·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대표되는 디자인 서울 정책은 적자·흉물 논란, 강북 뉴타운 정책은 부동산 가격 폭등 논란으로 이어졌다.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2010년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펼친 서울시장 선거는 마지막까지 초박빙이었다. 오 당선인은 47.4%를 득표하며 단 0.6%포인트 차이로 한 후보(46.8%)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듬해 문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전년도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는 2011년 1월 민주당 단독으로 전면 무상급식 조례안을 처리했다. 선별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던 오 당선인은 조례안의 공포를 거부,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추진했다. 같은 해 8월 실시한 주민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25.7%로 개표 가능한 투표율(33.3%)에 미달했고 결국 그는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6년 제20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시며 오 당선인의 정계 재입성은 번번이 좌절됐다.

文정권 심판론, '10년 터널'서 吳 구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사건으로 실시된 올해 재보궐선거는 10년간 정계 야인 생활을 한 오 당선인에 새로운 기회가 됐다. 선거 기간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으로 이어지며 승리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 2월 초만 해도 정치권 누구도 오 당선인의 승리를 낙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본경선 전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나경원 전 의원보다 저평가됐다. 그러나 실제 경선에서 오 후보는 41.6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오 당선인의 상승세는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와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대항할 경쟁력·적합도 조사에서 오 당선인은 꾸준히 안 대표를 앞섰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오 당선인은 안 대표와의 접전 끝에 승리했다.

집값 폭등 문제, LH 투기 등으로 형성된 반정부 여론은 공식 선거운동기간 내내 오 당선인의 힘이 됐다. 2030 사이에서는 정부·여당의 심판을 위해 오 당선인을 지지하겠다는 흐름이 포착됐다. 오 당선인의 선거 유세장마다 등장한 청년들의 지지연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이 끝까지 문제를 제기했던 오 당선인의 '내곡동 땅 특혜 보상' 의혹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박 후보 측은 오 당선인이 2005년 내곡동 땅 측량에 동행했다며 그가 식사를 한 생태탕집 사장의 증언, 당일 신었다는 페라가모 신발 등을 증거로 내밀었다. 그러나 논란은 생태탕과 페라가모에 매몰되며 희화화됐고 유권자들의 피로감만 더할 뿐 민주당의 표로 돌아가진 않았다.

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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