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재형 감사원장 때리기 본격화…野 "윤석열 떠올라"靑 김오수 감사위원 2차례 제청 요구에도 거부說

2020-07-29 20:03:15 by 최익화기자 기사 인쇄하기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2020.07.29

【서울=IBS중앙방송】최익화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둘러싼 감사위원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정면 충돌했다는 설까지 번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최 원장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가 부당했다는 결론으로 감사 방향을 잡아놓고 몰아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속에 신중하게 지켜보던 분위기에서 점차 불만을 표면화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 반면 야당은 '여당의 감사원장 겁박'이라는 주장을 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을 겨냥해 "어떤 사람을 추천했는지 모르겠지만 '현 정부의 친정부 인사이기 때문에 내가 (감사위원 제청)그것을 못한다'라고 하는 말까지도 서슴없이 한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감사위원 제청을 2차례 요구했지만 최 원장이 감사원 중립성과 '코드인사' 논란을 들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 전 차관의 감사위원 임명을 사실상 재가하고 감사원 제청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조국 전 법무장관과 검찰개혁 보조를 맞춘 친여 성향 인사다. 최 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인 감사위원은 지난 4월 검찰 출신 이준호 전 감사위원 퇴임 후 해당 자리가 넉달 가까이 공석 상태다. 일각에선 감사원 인사권을 둘러싼 누적된 갈등이 터져나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진행자가 '친정부 인사라는 것이 김오수 전 차관인가'라고 묻자, 송 의원은 "나는 김오수 전 법무차관인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이례적으로 한 명이 궐석인 상황이 너무 오래 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어떤 것도 감사원장이 하고 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드리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했다. 이를 놓고 김 전 차관 임명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 인사 논란 끝에 마련한 '7대 인사원칙'을 적용한 첫 인선으로, 청와대에서도 '대쪽' 이미지에 흠결이 없고 미담이 많은 최 원장에 만족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 원장을 추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월 최 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 오셨기 때문에 감사원장으로 아주 적격인 분이시다.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017년 12월 최 원장의 후보자 추천 당시 김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합리적이며 균형감각을 갖춘 적임자"라고 환영한 바 있다.

최 원장이 지난 2019년 정부가 균형발전 명목으로 24조1000억원 규모의 23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 데 대해 감사 대상이 아니라며 사후 모니터링하기로 하자 당시 야당은 '총선을 앞둔 선심성 퍼주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른바 '탈원전 감사'를 놓고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발단은 지난 2018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었다.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폐쇄 결정 당시 경제성 평가 축소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21대 총선일 직전인 4월 초 사흘 연속 감사위원회를 열어 감사보고서 의결을 시도했지만 보류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최 원장과 나머지 감사위원들이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최 원장이 월성 원전 감사 담당자를 교체하고 최 원장이 내부 회의에서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며 성역 없는 감사를 주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새로 임명된 유병호 감사국장 체제에서 월성 원전 감사팀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탈원전 감사에 대한 진보진영의 반발도 거세다. 최 원장 친인척이 원전 사업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에서 감사의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 원장의 동서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재직 중이거나, 탈원전 정책을 적극 비판해온 언론사의 논설주간"이라며 "친인척 문제에 대한 의혹을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최 원장을 정조준했다.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최 원장이 지난 4월 '대선에서 41%의 지지 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라는 발언을 했다고 송 의원이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겨레 인터뷰에서 "(송 의원이) 최 원장이 한 발언이라고 소개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관련해서 감사원 조사를 받고 온 사람들이 많다. 한수원에도 많고 산업부에도 많고. 그런데 그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너무나 강압적이고 또 인간적인 모멸감도 느끼고 이런 사례들이 너무 많았다"며 "그분들이 참지 못하고 그렇지만 외부로 공개할 순 없고 그러면서 저희 의원실에 그런 제보들이 수차례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놀라운 게 그 감사원 감사를 받고 나온 분들이 어떤 말을 하느냐 하면 '태극기 부대를 앞에 두고 조사 받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며 "그건 제 표현이 아니고 감사를 받고 온 사람들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자세만 조금 흐트러져도 '무슨 카페에 와서 앉아 있느냐' 이런 식의 태도부터, 감사관들이 그렇게 강압적인 여러 가지 (태도를 보였다)"며 "'너네들은 대통령이 시키면 무조건 다 하는 사람들이냐'라고 하는 발언까지 했다라고 한다"면서 감사관들을 맹비난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최 원장의 '41%' 발언을 인용하면서 "경제성만을 근거로 감사를 벌이는 행태야말로 '짜 맞추기 감사'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여야 대선후보들이 노후 원전 폐지 등을 공약한 것을 상기시킨 뒤, "이 후보들이 국민으로부터 얻은 득표율 합은 75.5%다. 감사원장의 발언대로라면 국민 넷 중 세 명이 지지한 정책"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정책 집행을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최 원장은 29일 오후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41% 발언'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최 원장은 "백 전 장관이 조기 폐쇄 방침을 설명하면서 월성 1호기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씀했다"며 "(그래서 제가) 저도 모르고 있었는데 전 국민이 알고 있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 전 장관이)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은 사안이라고 말씀했고, (저는) 문 대통령께서 41%의 지지를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국민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이게 관련된 내용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의 득표율을 들어서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인척이 원전업계에서 일해 이번 감사에서 제척돼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제 동서 중 1명이 원자력연구소 연구직에 재직하고 있다"며 "그 업무가 현재 감사 사항인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고, 제척당하거나 스스로 회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적 중립성 의무 위배'라는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최 원장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치적 중립성에 반하는 처신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혹시 감사에서 뭔가 걸렸나. 갑자기 왜 감사원장을 공격하고 나선 거지"라며 "(여권) 이 사람들 평소에 하는 짓을 보면, 수틀리면 감사원장도 갈아치울 사람들"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형두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 원장에 대한 여당의 겁박이 도를 넘고 있다"며 "대통령은 감사원장 지명과 임명 당시 최 원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월성1호기 원전 조기폐쇄 감사를 원칙대로 진행하자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양 감사원장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자신들 구미에 안 맞는다고 헌법과 감사원법이 독립성을 보장한 국가 최고 감사기구 수장을 핍박하고 공격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며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금 모습을 함께 떠올린다"고 꼬집었다.

헌법상 감사원장 임기는 4년으로, 최 원장 임기는 오는 2022년 1월까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당시 양건 전 감사원장은 4대강 사업 감사 논란 끝에 임기를 1년 7개월 남겨두고 사임했었다.

press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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