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8720원 최종 의결… 역대 최저 인상률

2020-07-14 08:57:15 by 윤한석기자 기사 인쇄하기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찬성 9표, 반대 7표로 내년도 최저임금은 8천72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가운데)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회의 결과를 말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872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부산=IBS중앙방송】윤한석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 인상률로만 봤을 때 역대 최저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72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금(8590원)보다 130원(1.5%) 많은 금액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2480원(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 올해보다 2만7170원 많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정부 추천을 받은 전문가인 공익위원들이 낸 안으로, 표결에 부쳐 찬성 9표, 반대 7표로 채택됐다. 표결에는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이 참여했다. 본래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과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 2명은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퇴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회의에 불참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국내에서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낮은 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2.7%)이었다. 이처럼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택하게 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우려해 종전과 같이 최저임금을 올리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위 회의 때도 코로나19 사태로 생계 위기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게 급선무라는 노동계와 기업의 경영난을 덜어주는 게 더 먼저라는 경영계가 팽팽히 맞서 입장 조율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1만원(16.4% 인상)과 8410원(2.1% 삭감)은 양측의 현 상황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얼마나 다른지 여실히 보여줬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으로부터 1차 수정안을 제출받은 데 이어 ‘심의 촉진 구간’으로 8620∼9110원(인상률로는 0.3∼6.1%)을 제시하고 추가 수정안을 받았으나 양측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직접 안을 냈다.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공익위원 스스로 대한민국 최저임금의 사망 선고를 내렸다”며 “사용자위원의 편을 들어 스스로 편파성을 만천하에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근로자위원 사퇴 의사도 밝혔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한다. 이를 받은 장관은 다음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 모두 최저임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노동부 장관이 이의가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 최저임금제도 역사상 재심의를 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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