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명의 통로 비상구를 지키자!

2019-11-13 16:12:53 by 김흥곤 기사 인쇄하기


서울 마포소방서 서장 김흥곤

최근 모 드라마 여주인공의 대사가 화제다. “도망치는 사람에게 비상구는 없어”라는 대사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덩달아 관심이 높아진 말이 바로 ‘비상구’이다. 비상구란 ‘화재나 지진 따위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때에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출입구’를 뜻한다. 정말 도망치는 사람들에게 비상구는 없는 것일까?

 2017년 12월에 발생한 제천스포츠센터 화재는 29명의 목숨을, 2018년 1월에 발생한 밀양병원 화재는 4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형사상자를 낸 이 두 화재사고의 공통점은 바로 ‘비상구’ 관리의식 부재로 인한 인재라는 것이다. 제천화재의 경우 피난에 중요한 비상구에 많은 물건들이 적치되어 있어 피난의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질식으로 인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밀양병원 화재의 경우 2층 비상구를 폐쇄하여 1층으로 피난민이 몰리며 ‘병목현상’으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최근 다수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대형화재의 37%가 우리가 하루의 대부분을 머무르는 주택, 음식점, 판매점 그리고 일상 서비스 시설 등에서 발생한다. 이 중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화재사고 사망자의 64%에 달한다. 이 사고들의 대부분이 피난활동만 원활했다면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비상구’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방에서는 비상구 폐쇄 등 소방시설에 대한 불법행위 신고 포상제를 운영하여 건물관계자의 비상구 확보에 대한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여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해당 신고 포상제에 대상이 되는 불법행위는 △복도, 계단, 출입구를 폐쇄·훼손하거나 복도, 계단, 출입구에 장애물을 설치해 피난에 지장을 주는 행위 △방화구획용 방화문을 폐쇄·훼손하거나 주변에 장애물을 설치해 방화구획용 방화문의 기능에 지장을 주는 행위 △소방시설의 수신반 등 전원차단 또는 고장상태 방치 및 임의로 자동 동작을 불가토록 조작하는 행위 등이다.

 불법사항 신고는 사진, 동영상 등 증빙자료를 지참하여 소방서를 방문하거나 인터넷, 팩스, 우편을 통해 신고 가능하다.

 안전을 향하는 첫 걸음은 바로 ‘비상구’로 향하는 길이다. 그러한 생명의 길인 비상구를 관리하고 유지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예방의 최우선 과제이다. 스스로 비상구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 위험요소를 인지하고 제거하는 안전의식을 갖도록 노력해야한다. 또한, 문제점이 있을 시 적극적으로 신고하며 건물관리자나 영업주는 피난·방화시설을 올바르게 유지하여 항상 시민들의 안전에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대사가 공감이 가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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